신앙시

사순절

호렙산 쪽구름 2012. 3. 18. 00:54

사 순 절

 

이 봄에 나는 약속을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아지랑이하고

두터운 외투를 벗어 버리기로

이 봄에 나는 다짐을 했습니다

 

거울 속에 날 닮은 아이에게

사람들을 사랑하리라고

이 봄에 나는 외칠 랍니다.

 

머물다 떠나버릴 저 나그네에게

좁은 길을 무서워 말라고

 

앞에 앉은 늙은이도

뒤에 서 있는 젊은이에게도

사십 새벽 밟은 거룩한 신발을 벗고

그리스도의 발 씻김에 나아오라고

이 봄이 지나기 전에 외칠랍니다.

 

                  2006.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