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여인의 빈소(속 고운 여인)

호렙산 쪽구름 2012. 3. 18. 01:21

여인의 빈소(속 고운 여인)

 

누구라도

넘어진 그 여인의 손을 잡아줬다면

내 손을 내밀지 않았을 겁니다

 

아무라도

그 분과 함께 아파했다면

나는 손잡지 않았을 겁니다.

 

형제라도

그 분의 수고를 감사했다면

난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내 몫의 두루마기를 입고

빈청을 지킬 밖에요.

 

사람은 안 올지라도

그 분만은 꼭 오실 것 같아

문을 열고 바라보며

나는 중얼거리오.

 

시리고 고단한 세상 살다가

희미한 자국 남기고 가는 여인이여!

 

당신을 기억하리라.

내 아버지를 사랑하신 속 고운 여인으로,

 

           2006. 3. 30 영등포병원에서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