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빈들에서 부르는 노래

호렙산 쪽구름 2012. 3. 18. 20:27



빈들에서 부르는 노래

 



높은 집도

빛 고운 옷가게도 없지만

나는 이 들판이 좋다.

 

거칠고 매마른 땅에

가끔은 뾰족한 돌 바위 채이고

사나운 가시 나를 찔러도

하늘에 매달린 단 이슬 먹으며

이 너른 들에서 나는 훌훌 살란다.

 

또, 오리라 !

그 님이 오실 때

먼 마중하고파

조금은 추울지라도

기꺼이 확 트인 빈들에서 살아가리라

 

날마다

작은 풀벌레 소리일지라도 용서하고

내 발등 찍는 돌들의 합창에 귀 기울이며

두리번대며 참으며 나팔소리를 맞으리.

                    


 2006. 1. 8 초고 2. 7 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