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베들레헴 가는 길

호렙산 쪽구름 2012. 3. 19. 00:35


베들레헴 가는 길


구멍난 자루에서

새어나는 쌀톨처럼

빵꾸난 풍선, 바람 빠지듯


날마다 가난해지는

걸을수록 멀어져만 가는 길을

쉬지도 않고 걷는다.


앞섰던 이의 발자국은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처럼


바람에 닳아지고

호령하던 목소리는

세월의 호리병에 갇혀 있구나.


아 !

나는

오늘도

더 가난해지는 길을 간다


모래바람에 가리워 언 듯 보이던

저 언덕 위, 베들레헴을 찾아서


무거운 세상 짐

다 내려놓고

그 분이 오셨던 말구유가 있는 곳

베들레헴으로 나는 간다.


       2004.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