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姑 母(붉은 고구마)
호렙산 쪽구름
2012. 4. 4. 22:41
姑 母(붉은 고구마)
고모 !
우리 고모가 가셨습니다.
당신 생전에 땀으로 (갈궈)다져 오신
북일면 붉은 황톳길(밭으로)로
우리 고모 김 종례 여인은 갔습니다.
내 눈에 눈물을 남기고 갔습니다.
옴마 같이,
할매 처럼 가셨습니다.
당신 닮은 수제비국 넘치게 먹여주시던 고모,
삶은 고구마 껍데기 벗어지듯이
훌떡 일흔 여섯해 비늘 벗어버리고
새벽 이슬마냥 가셨습니다.
우리 고모는 떠났습니다.
옴마같이, 할매같이
고모는 가셨습니다.
춥디 추운 세상 사시다가
붉은 고구마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