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여기가 서울인데도

호렙산 쪽구름 2012. 4. 4. 22:46

        故 鄕 滿 州

여기가 서울인데도

나는 뿌연 성애 낀 유리창 넘어로 만주를 본다.

 

흐트러진 말발굽소리에 흙먼지 어지러운 황량한 벌판에

한 그루 소나무가 그대로 서 있고...,

 

12월 하얀 눈에 한강이

압록강이 되고 두만강이 되며 송화강이 된다

우랄 산맥 따라 시베리아, 바이칼을 지나온

우리 엄마가 만주 땅에 서 있다

 

만주는 내 고향

만주는 내 고향,

할아버지 지팡이가 꽂혀 있는 땅...,

울 아빠 오줌발이 젖어 있는 땅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신의주행 기차를 탄다.

용정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하얼빈으로 뻗어 친 지평 끝에 섰다.

 

             `94.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