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고향 가는 길

호렙산 쪽구름 2012. 4. 4. 22:58

고향 가는 길

 

산과 내

논과 밭을 휘어 돌아서

굽어진 신작로를 달려가다가

차창으로 밀려드는 시린 기억이

눈을 감고도 나는 안 다네.

 

저 멀찌감치 파란 기와집 굴뚝 연기가

내 고향 감나무에 걸려서

길게도 너울대는

이 길이

고향 가는 길이라는 것을.

 

기운 해가 흘리는 저녁볕은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산 넘기가 겨워서 쉬어 가는 쉼터에

호박 등불이 켜진다.

 

그래

이 쯤에 내려놓자.

여행 가방을....

 

       2006. 10. 20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