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바람과 구름

호렙산 쪽구름 2012. 5. 3. 08:44

     바람과 구름

바람이 불어 옵니다.

구름이 따라 갑니다.

 

아이야 !

창을 열어라 !

잠자는 광야를 깨우는 바람을 맞거라 !

 

그 대여 !

창을 여시게나 !

그리하여 바람을 맞이하시게

 

어짜피

우리는 가고 못 오는 바람인 바에야

악한 입술로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미움일랑은

이제 그만(하면) 버려도 되지 않겠나 ?

 

구름은 서서히

천천 겹겹의 사연으로 영그러 허물어지고

넓은 창공에 흩어진 구름 조각들은

목마른 영혼들의 전설이 됩니다.

 

바람이 불어 옵니다.

구름이 따라 갑니다.

우리도 따라 갑니다

 

1998. 4. 24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