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봄 꽃

호렙산 쪽구름 2012. 5. 9. 15:20

    봄 꽃

겨우내

눈보라 칼바람 속에

벗은 맨 몸으로 기다렸어라

 

어느 땐들

꽃 피우리요.

마침내는 삼월이 오고

 

찬바람 눕자마자

성깔 급한 사내놈

우격다짐 마냥

맨 가지에 싹도 없이

꽃 솟는다.

 

봄꽃은 다 그런 거 라우.

짧은 봄볕을

기다 릴 수 만 없어서

기지개 없이 잠 깨는 아이 마냥

봄꽃은 피어난다오.

 

겨울이 죽어

봄으로 다시 사는

소리 없는 수레바퀴에 실려서

봄꽃은 그렇게 온 다오

 

         2004. 4. 19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