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봄은 멍청한 계절

호렙산 쪽구름 2012. 5. 13. 22:36

봄은 멍청한 계절

 

그토록 매섭던 겨울을 사시느라

지치셨나 보구려.

 

봄은 멍청한 계절

무엇하나 뚜렷함이 없고

흐릿하기 만한

아직도 덜 깨어진

꿈꾸는 계절.

 

앞산 뒷산

검고 하얀 겨울을 감추는

파스텔 같은

섞임과 어울림이

나만의 이야기로 단장되는

봄은 새 색시 같은 계절

 

봄은 멍청한 계절

여린 네 모습이 좋네라

다잡아도

보이도록 도망치는

복술 강아지 노란 병아리

기지개가 고단한 계절

 

        2003. 4. 19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