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호렙산 쪽구름 2012. 6. 8. 08:31

        봄

오늘 찬바람 불어도

그대여 노여워 마시구려.

 

겨우내 움추린 가지를 향해

아무리

바람이 휘 감아도

결국은

사라지는 건 바람인 것을..,

 

때묻은 광목 천 조각 마냥

후질근히 주저앉은

목련 꽃잎이 닿는 창가에

밤새

봄비 따라

하늘길 날아 온

제비 한 마리

 

오월 벚나무 아래로

화살 되어 날아가는 오르막길에

어느새

바지를 갈아 입는구려.

 

오늘 찬바람 불어도

그대여 노여워 마시구려.

 

이 봄도 지나고야말 것 인 것을...

 

      2003. 4. 12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