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그 언덕(그리움)

호렙산 쪽구름 2012. 4. 4. 23:20

그 언덕(그리움)

 

당신이 계신 그 언덕에

내 집을 짓고 싶소.

 

그 언덕에

얼기설기 짚풀을 엮어

키가 조금 넘게 지붕을 만들고

누워도 발이 굽지 않을

여섯자 방이면 나는 족하오.

 

혹, 그럴 수 있다면

고추 널기 충분한 마당에

가을을 빨갛게 밝힐 감나무가

물이 깊은 샘 가까이로

가지를 뻗어 있다면 더욱 좋겠소.

 

두레박이 준비된 샘터에서

오다가다 멈칫거리는 잊혀진 전설을

아이들 웃음소리를 섞어

조금이라도 들려주고 싶구려

 

찬바람이 불어도

당신이 있어 따뜻한

언덕 위

내 집에서 살고 싶소.

 

    2004. 9. 11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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