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
겨우내
눈보라 칼바람 속에
벗은 맨 몸으로 기다렸어라
어느 땐들
꽃 피우리요.
마침내는 삼월이 오고
찬바람 눕자마자
성깔 급한 사내놈
우격다짐 마냥
맨 가지에 싹도 없이
꽃 솟는다.
봄꽃은 다 그런 거 라우.
짧은 봄볕을
기다 릴 수 만 없어서
기지개 없이 잠 깨는 아이 마냥
봄꽃은 피어난다오.
겨울이 죽어
봄으로 다시 사는
소리 없는 수레바퀴에 실려서
봄꽃은 그렇게 온 다오
2004. 4. 19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