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무화과 나무아래에서

호렙산 쪽구름 2012. 3. 18. 00:56

 

무화과 나무 아래에서

 

아무도 없는

무화과 나무아래 나 홀로 섰습니다.

 

바람조차 멎어버린 가지에는

아직 비둘기도 없습니다.

 

옛적부터

 

가슴속에 담아둔

사랑과 미움을

이해와 거짓의 네 갈래

새끼 꼬듯 꼬아서

허리에 동여 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아니 배나 더 갚으리라

허공에 주먹질하며

아무도 모르게 발도 굴러 봅니다.

 

그런 나를

그 분이 무화과 나무아래에서 보셨다 합니다.

 

움켜진 주먹이 힘없이 풀리고

핏발 선 카인의 눈물이 흐름니다.

 

하나님 외에는

날 본 이 는 없었습니다.

 

기식아 ! 내가 널 보았다

하늘아래 감추고픈 두려움을 감싸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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