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나무 아래에서
아무도 없는
무화과 나무아래 나 홀로 섰습니다.
바람조차 멎어버린 가지에는
아직 비둘기도 없습니다.
옛적부터
가슴속에 담아둔
사랑과 미움을
이해와 거짓의 네 갈래
새끼 꼬듯 꼬아서
허리에 동여 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아니 배나 더 갚으리라
허공에 주먹질하며
아무도 모르게 발도 굴러 봅니다.
그런 나를
그 분이 무화과 나무아래에서 보셨다 합니다.
움켜진 주먹이 힘없이 풀리고
핏발 선 카인의 눈물이 흐름니다.
하나님 외에는
날 본 이 는 없었습니다.
기식아 ! 내가 널 보았다
하늘아래 감추고픈 두려움을 감싸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