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에서
개울가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물을 건너서
언덕을 오르고 산을 넘어 왔는데
또 개울입니다.
지치고 팽겨 쳐진
내 발은 무겁고 두렵기만 합니다.
아!
이럴 때,
당신이 함께 하시면
당신의 팔에 잇대어
땅을 걷듯 강을 건널 수 있으련만
작은 도랑 앞에서
당황하고 있는 나에게
“할 수 있다.”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
그러나, 너는 먼저 회개하여라.
이제껏 수많은 말들이
스스로 알 수 없고 깨닫지 못 하는
숱한 그 말들
다 거짓된 내 모습임을 회개합니다.
2000. 6. 22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