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길 코스모스
신작로 가로수 따라
떼 지어 반기던
그 길에는
코스모스가 없다
가을이 됐는데도
하늘이 파랗게 열리는데도
들판엔 누렇게 익어 가는데도
열 살 아이 적에
알싸한 냄새 풍기던
코스모스가 없다.
바람이 훔쳤나보다.
코스모스가 고향을 훔쳤나보다.
어제 만난
그 청년의 휘파람 소리가
내 마음을 지웠나보다.
그러기에
노오란 바람을 하얗게 지우고
붉으레 꽃잎도 지웠나보다.
생각도 안 나게---
이제
명일동에는 코스모스가 없다
색칠한 꽃병밖에 없다.
2002. 10. 6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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