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우물가 은행잎

호렙산 쪽구름 2012. 4. 5. 11:53

    우물가 은행잎

 

감나무가 있는

우물로 물 길러 나왔더니

두레박에 어젯밤 노란 비가

흥건히도 고여 있네

 

고샅 은행나무가지 외로워라

처마 아래 토방에 흰 고무신

마당 닮아 노란 것이

 

아마도 엊저녁부터

흙바람이 불었나 보오

바람이 불었나 보오

 

노란 황톳잎 마다마다

다섯 손 펴서 살랑 털어 보구려.

 

아침에 손님이 오시려나

이쁜 새 각시가 오시려나

그러기에

서둘러 두레박 줄 당기시구랴 !

 

여보시오 !

말소리를 줄이시구려.

이파리도 없는 감나무

까마귀조차 날아 갈까나

홍시 감 떨어질라

 

       200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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