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구천면길 코스모스

호렙산 쪽구름 2012. 5. 3. 08:09

 

  

구천면길 코스모스

 

 

구천면길 가로수 따라

떼 지어 반기던

그 길에는

코스모스가 없다

 

 

가을이 됐는데도

하늘이 파랗게 열리는데도

은행잎은 누렇게 익어 가는데도

 

그 길에는

알싸한 냄새 풍기던

코스모스가 없다.

 

 

바람이 훔쳤나보다.

코스모스가 훔쳤나보다.

 

 

어제 만난

그 청년의 휘파람 소리가

내 마음을 지웠나보다.

 

 

그러기에

노오란 바람을 하얗게 지우고

붉으레 꽃잎도 지웠나보다.

생각도 안 나게---

 

 

이제

명일원

그 길에는 코스모스가 없다

 

 

학교담장에

색칠한 꽃병밖에 없다.

 

 

     2002. 10. 6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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