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아마도 봄의 신은
비를 타고 오시나 보다.
땅속 깊이 잠잔다는 생명의 신은
스며든 빗물에 깨셨나 보다.
겨우내 빈들 지킨
마른 풀잎 사이로
오는 듯 마는 듯
들리지도 않는
당신 노래가
용케도 들렸는가보다
그러기에
땅은 문을 열고
새 싹을 내 보내나보다
나무마다
입을 벌려
새 움을 티우시나보다
하늘에 자를 재어
꼭 이 때 쯤
봄의 신은
비가 되어 오시나 보다.
2012.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