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잠자리 날아대던 파란 하늘에
울타리 너머 해는 비치는데
호박 넝쿨 잎 구름 사이로
날랜 바람이 불더니
후다닥
소나기가 내린다
푸석한 고구마 밭에
누런 먼지를 재우고
너울대는 옥수수 잎새를
바로 서 있으라고 타다닥 후린다
후루루 후다닥
소낙비가 지나간다
예배당 십자가위에 무지개 걸어놓고
강아지 깡충 따라서
(흠뻑 젖은 울 아버지 남기고)
신작로를 넘어 성큼 뛰어 간다
햇살은 땀 닦은 땅을 비치고
나는 먹다 만
수박씨를 뱉는다
2010. 7. 21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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