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소나기

호렙산 쪽구름 2012. 6. 12. 13:35

           소나기

 

잠자리 날아대던 파란 하늘에

울타리 너머 해는 비치는데

호박 넝쿨 잎 구름 사이로

날랜 바람이 불더니

후다닥

소나기가 내린다

 

푸석한 고구마 밭에

누런 먼지를 재우고

너울대는 옥수수 잎새를

바로 서 있으라고 타다닥 후린다

 

후루루 후다닥

소낙비가 지나간다

 

예배당 십자가위에 무지개 걸어놓고

강아지 깡충 따라서

(흠뻑 젖은 울 아버지 남기고)

신작로를 넘어 성큼 뛰어 간다

 

햇살은 땀 닦은 땅을 비치고

나는 먹다 만

수박씨를 뱉는다

 

      2010. 7. 21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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