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차에서의 울음
엄마같은 고모가 검은 차 타고
마지막 가는 길에 둘러본 고향 땅
옛날
신작로에다 묻어둔 눈물이 터진다.
쏟아진 대접 물처럼 눈물이 났다.
바라보니 옛길 그대로 고샅길에
이제는 없어진 초가지붕과 베어진 대추나무 보여서 울었다.
찌우뚱 뒤뚱 뒷 - 뚱
물동이 이고 가는 하얀 치마 입은 여인네
작촌댁, 우리 고모가 거기 보여 울었다.
들판을 달리면서 울었다.
깨까둑 논길로 참밥을 이고 가는 당신을 보며 울었다.
뒷내 개울 흐르는 물보고 울었다
빨래하는 당신이 웃어서 울었다.
만경강 삼례 다리 아래로
바람에 흔들대는 옥수숫대를 보고 울었다.
한내 깊은 물에 긴 머리 감던 고모가 보여 울었다.
잠자리 잡아주던 당신이 생각나서 울었다.
눈감아도 자꾸만 보여서
눈 꼭 감고
울고 또 울었다.
열 살 박이 머슴아이 마흔 일곱 되도록 쏟아졌다.
엄마같이,
새끼같이 품어 주시던 고모가 가셨다.
우리 고모 !
내 눈물 닦아주시던 고모가 누운
영구차 하얀 국화가
사정없이 눈을 찔러서 눈 꼭 감고
주먹 쥐고 울었다..
96. 7. 2 서그메를 지나면서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