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10월의 호수

호렙산 쪽구름 2014. 10. 20. 21:17

 

            10월의 호수

 

파란 하늘이

기어이

호수에 내렸나 보다

 

잠자리 깃 같은

하얀 망사 구름을 끌고

풀잎 위에 사뿐히 따라 모여든

자그마한 호수에

파랗게도 하늘이 왔다.

 

얼룩 달록

붉으레 타는 단풍나무는

물 속에 거꾸로 달려서도

떨리는 눈으로

여름바람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몹시도 바람이 불었었지

가지마다 독한 떨림을 앓고

한아름 저 나무도

뿌리까지도 흔들렸었지

 

아 !

기다리다 지친

긴 의자는 노을 받으며 졸고

올 것 같은 사람은 물 속에 잠기는데

 

그렇지 !

10월이구나

돌아 올 사람을 재촉하지만

저 만치로 어둠이

삐쭉 서 있다.

 

      2003. 10.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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