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호수
파란 하늘이
기어이
호수에 내렸나 보다
잠자리 깃 같은
하얀 망사 구름을 끌고
풀잎 위에 사뿐히 따라 모여든
자그마한 호수에
파랗게도 하늘이 왔다.
얼룩 달록
붉으레 타는 단풍나무는
물 속에 거꾸로 달려서도
떨리는 눈으로
여름바람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몹시도 바람이 불었었지
가지마다 독한 떨림을 앓고
한아름 저 나무도
뿌리까지도 흔들렸었지
아 !
기다리다 지친
긴 의자는 노을 받으며 졸고
올 것 같은 사람은 물 속에 잠기는데
그렇지 !
10월이구나
돌아 올 사람을 재촉하지만
저 만치로 어둠이
삐쭉 서 있다.
2003. 10. 8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