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瑞 雪

호렙산 쪽구름 2014. 12. 17. 20:40

     

       瑞   雪

 

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내린다.

 

하얗게 푸흐옇게

 

선반 위에 숨겨둔

하얀 곳감이 되어

꿈길 따라 내린다.

 

넓은 들판 채곡 채곡

웃음과 눈물이 섞여

집으로 가는 길을 덮는다.

 

바람도 잠을 자는 길에

그래서 더욱 고운 길 위에

눈이 내린다.

 

들킬새라 편발로 살금살금 살아온

잊혀진 이야기들이

내 발자국을 다독인다.

 

얼룩진 가슴을 씻어 줄 건가

함박 눈 되어 내린다.

 

          2013. 1. 3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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