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백암가는 길

호렙산 쪽구름 2012. 3. 18. 23:36


백암 가는 길

 


자전거가 지나는 낡은 다리 아래로

고운 모래 하얗게 품은

하늘 빛 닮은 시냇물이


노래 붉은 단풍나무

검게도 푸른 솔 사이로

갈참나무 마른 잎을 모아

언덕 비켜 흘러간다.

 


산과 내

논과 밭을 휘어 돌아서

고향 가는 꿈길 마냥

굽어진 신작로를 달려가다가


눈 익은 여인네를 만나고

세상 떠난 고모를 닮아

손을 흔든다.

 


기운 해가 흘리는 저녁볕에

하늘은 붉은 물이 들고

저 멀찌감치 파란 기와집 굴뚝 하얀 연기는

산 노을을 길게도 당기나보다.

 


고개 넘어 밤 세울 쉼터에 다다르면

그대와 나의 창문을 열고

무화과나무 아래 나다나엘을 맞이하세


호박 불 환하게 켜진 가을밤이 아쉽지 아니한가.


벗이여 !

따뜻한 찻잔에 국화잎을 띄워주시게.

2006. 10. 20 백암온천 가는 도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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