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감나무가 있는 집

호렙산 쪽구름 2012. 3. 26. 23:32

 

 

감나무가 있는 집

 

시월에는

익어가는 붉은 감

하얀 서리 곱게 내리는

그런 집에 살고 싶소.

 

만나는 아무라도

분칠한 홍시

몇 개 따 주고 싶소.

 

긴 장대 비벼 틀며

까치발 종-종 댔던

아 !

그렇게

그렇게

까치가 건드린

가을을 먹고 싶다오.

 

홍시 감 먹으며

하늘을 먹으며

그 집에서 살고 싶소.

 

고운 각시 손잡고

이쁜 새끼 보듬고

홍시마냥

물렁하게 살고 싶소.

 

      199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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