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별과 바람)
곱기도 하신
나의 님 께선
왜, 하필
밤에만 날 찾으시나요.
성미도 급하신
나의 님 께선
달 뜨는 밤에만
홀린 듯 강을 건느시나요
의젓도 하셔라
나의 님 께선
나뭇잎이 굽이치는 바람 속에도
붙박힌 듯
그 자리에 기다리셔요
가끔씩 구름 뒤에 반짝 숨고
기러기 편에 보낸 나의 편지는
하늘 가운데
하얀 강 언덕에 펄럭거려요.
거기서 지치거들랑
바람타고 땅으로 내려 오셔서
만경강 긴 둑에서
쉬어보구려
1994. 10. 18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