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개나리
수리 나닐던
바위 틈에
쭈뼛 쭈삣
이파리도 없는 개나리
노란 개나리 꽃
여기 저기
손 맞잡고 피어난다
청담정 바라보며 기지개 펴고
중랑천 안개 속에 가리는 구나
파란 새 순 돋아
긴 천년을 준비하고
밤 이슬 모아서
뚝섬에다 뿌려 볼까나
바람 따라
노란 이파리
한강에 띄운다
손 길 아니어도
떨어지는 꽃잎들
우리 가만히 보기만 하세
하늘 따라 천년을---,
1994. 4. 13 응봉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