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들에서 부르는 노래
높은 집도
빛 고운 옷가게도 없지만
나는 이 들판이 좋다.
거칠고 매마른 땅에
가끔은 뾰족한 돌 바위 채이고
사나운 가시 나를 찔러도
하늘에 매달린 단 이슬 먹으며
이 너른 들에서 나는 훌훌 살란다.
또, 오리라 !
그 님이 오실 때
먼 마중하고파
조금은 추울지라도
기꺼이 확 트인 빈들에서 살아가리라
날마다
작은 풀벌레 소리일지라도 용서하고
내 발등 찍는 돌들의 합창에 귀 기울이며
두리번대며 참으며 나팔소리를 맞으리.
2006. 1. 8 초고 2. 7 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