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시계탑 앞 에서

호렙산 쪽구름 2012. 6. 12. 13:57

    시계탑 앞 에서

 

쉬지 못하고 달리던 시계가

큰 네거리 시계탑 속에 있었다.

 

어느 날부터

수고로운 시계추는 안쓰럽게

해가 떠서 못 가고

별이 없어 멈추어 서 있기만 했다.

 

어제 내린 빗물에

녹이 슬었는지 아님, 얼어붙었는지

왼 날을 내리 달리기만 하던

부지런한 시계 바늘이

일년이 지나도록 서 있다.

 

여름 날,

내리 쪼이는 뜨거운 햇살에

색칠한 양철 지붕도 녹아들고

 

겨울 날,

조그만 까마귀 새끼가

똑딱이는 자장가에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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