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고모상

호렙산 쪽구름 2012. 3. 27. 00:09

 

               姑 母 喪

 

 

 

우리 고모가 간다.

 

 

일흔 여섯해전 태어나 오십여년을 사신 서그매땅 돌아서

 

빨간 황톳길,

 

외롬과 주림의 황토밭으로

우리 고모가 간다.

 

 

백년해로 약속하고도

 

십년 조금 더 살다가

 

마흔 여섯 해 전,

 

솜리 역 폭격 때 먼저 가신 서방님 찾아

 

영딩이 선영 땅에 묻혔다.

 

 

멀리 미륵산 꼭대기  반듯 재어서

 

감은 눈에도 하늘 보이게 동으로 누웠다.

 

 

고모 !

 

울 아버지 누님 !

 

 

내 눈물 닦아주시던 나무 등껄 같던 손, 꽁 - 꽁 묶어서

 

한숨과 같이,

 

아픔과 함께, 눈물 섞어 묻었다.

 

 

엄마같이 묻었다.

 

      96. 7. 2 익산시 영동 장지에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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