姑 母 喪
우리 고모가 간다.
일흔 여섯해전 태어나 오십여년을 사신 서그매땅 돌아서
빨간 황톳길,
외롬과 주림의 황토밭으로
우리 고모가 간다.
백년해로 약속하고도
십년 조금 더 살다가
마흔 여섯 해 전,
솜리 역 폭격 때 먼저 가신 서방님 찾아
영딩이 선영 땅에 묻혔다.
멀리 미륵산 꼭대기 반듯 재어서
감은 눈에도 하늘 보이게 동으로 누웠다.
고모 !
울 아버지 누님 !
내 눈물 닦아주시던 나무 등껄 같던 손, 꽁 - 꽁 묶어서
한숨과 같이,
아픔과 함께, 눈물 섞어 묻었다.
엄마같이 묻었다.
96. 7. 2 익산시 영동 장지에서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