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베들레헴 가는 길

호렙산 쪽구름 2012. 5. 28. 09:18

베들레헴 가는 길

 

구멍 난 자루에서

새어나는 쌀처럼

빵꾸 난 풍선이 쭈그러지듯

 

날마다 가난해지는

걸을수록 멀어져만 가는 길을

쉬지도 않고 걷는다.

 

앞섰던 이의 발자국은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처럼

바람에 닳아지고

호령하던 목소리는

세월의 호리병에 갇혀 있구나.

 

아 !

나는

오늘도

더 가난해지는 길을 간다

 

모래바람에 가리워 언 듯 보이던

저 언덕, 베들레헴을 찾아서

 

         2004. 1. 27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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