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가는 길
구멍 난 자루에서
새어나는 쌀처럼
빵꾸 난 풍선이 쭈그러지듯
날마다 가난해지는
걸을수록 멀어져만 가는 길을
쉬지도 않고 걷는다.
앞섰던 이의 발자국은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처럼
바람에 닳아지고
호령하던 목소리는
세월의 호리병에 갇혀 있구나.
아 !
나는
오늘도
더 가난해지는 길을 간다
모래바람에 가리워 언 듯 보이던
저 언덕, 베들레헴을 찾아서
2004. 1. 27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