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145

고모상

姑 母 喪 우리 고모가 간다. 일흔 여섯해전 태어나 오십여년을 사신 서그매땅 돌아서 빨간 황톳길, 외롬과 주림의 황토밭으로 우리 고모가 간다. 백년해로 약속하고도 십년 조금 더 살다가 마흔 여섯 해 전, 솜리 역 폭격 때 먼저 가신 서방님 찾아 영딩이 선영 땅에 묻혔다. 멀리 미륵산 꼭대기 반듯 재어서 감은 눈에도 하늘 보이게 동으로 누웠다. 고모 ! 울 아버지 누님 ! 내 눈물 닦아주시던 나무 등껄 같던 손, 꽁 - 꽁 묶어서 한숨과 같이, 아픔과 함께, 눈물 섞어 묻었다. 엄마같이 묻었다. 96. 7. 2 익산시 영동 장지에서 초고

일반시 2012.03.27